좋은글과시

바람막이 / 이정하

설악산 2011. 6. 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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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 / 이정하 

새벽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짙은 안개,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분간도 못할 만큼.
그래 내 삶의 절반 이상도 안개였다.
내생애 어느 한군데 마른 곳이 있었던냐
늘 안개에 젖어 지내왔던 것을 

 

춥다.
옷을 두껍게 껴입었는데도 자꾸 춥다면
마음이 추운 탓이리라.
신이  아마 서로 손잡고 살라고

겨울을 내려 주었을 것이다 
서로 따스한 마음을  나눠 가지라고.

 

그래 이 혹독한 겨울에는

서로 바람막이가 되어야 한다

내가 그의 바람막이가 되어주면

그도 나의 바람막이가 될수 있다

갈대 하나로는 서기 어렵지만

모이면 서로 기대어 설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쓰러지지 않고

그래야 외롭지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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