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서 신임 판사가 되었다는 것은 장차 지옥에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5년차 판사가 되었다는 것은 지옥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될 의무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10년차 판사가 되었다는 것은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
즉 숙명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나라 판사들의 최고봉인 대법관이 되었다는 것은
그의 심장을 향해 석궁을 쏘고 싶지만 법이 무서워 참고 있는 수많은 국민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터무니없는 오판을 저질러 많은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은 잘못이
백일하에 줄줄이 드러나고 있는 데도 결코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몰염치
역시 이 나라의 판사들이 고수하고 있는 유산이다.
검사들은 힘깨나 쓰는 사람들의 청탁이 있으면, 죄 지은 사람 얼렁뚱땅 봐주고,
죄 없는 사람 죄 만드느라 가혹행위를 하기 일쑤다. 그런 청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사들 스스로 알아서 그런 사람들 기쁘게 해주려고 죄 없는 사람 불러다 족치는 일도 허다하다.
억지 자백을 받으려고 오밤중에 사람 데려다 조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같은 사람을 수십 번 불러 조사한다. 너 살려줄 테니 다른 사람에게 뇌물 준 것
불어보라며 법에도 없는 협상카드를 들이댄다.
그러면서 허구한 날 시원찮은 인간들로부터 술접대와 성접대를 받고,
들키면 금방 들통날 거짓말로 둘러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