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중순 추운 겨울철에
개인적으로 등산을 좋아해 그해는 여름휴가를
대신해서 겨울철인 1월에 4일휴가를 내서
겨울 설악산 산행에 나섰다
남설악 오색에서 1박
다음날 새벽3시에 출발해
대청봉 정상에 도착후
봉정암을 거쳐
수렴동계곡으로 내려오는데
백담사 가까이 내려왔을때
93년 당시 설악산 정상에서
1993년 동계 에베레스트 여성원정대가
텐트를 치고 설악산에서
마지막 동계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원정대장이
바로 지현옥
나는 메스컴을 통해 익히 잘하고
있는 터라 같이 몇마디 나누었다
한국 여성산악계에서는 최초로
여성원정대를 구성해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해 동계에베레스트 한국여성원정대는
한국 여성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지현옥은 그이후에도 히말라야 8천미터 고봉등정을(카셔브롬1.2봉)
비롯하여 한국 여성산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서 선구자였다
1999년 한국산악계의 거봉 엄홍길이
스페인원정대의 초청으로 안나푸르나
등정을 앞두고 스페인측에 한국산악인중에
한명을 같이 갈수있도록 추천했다
바로 지현옥..
생전 지현옥의 모습
엄홍길로서는 안나푸르나는 한맺힌 산이다
4번이나 등정에 실패하고
4번째 등정시는 7천미터능선에서
추락하는 셜파를 구하기위해 안전로프를
확보하다가 셜파는 구했지만
자신의 오른쪽발이 180도 돌아가는
부상을 입고 눈물을 머금고
78시간동안 사투끝에 생환한 산이다.
그산을 지현옥과 같이 등정하기로 한것이다
엄홍길은 4전5기끝에 그해 안나푸르나정상에 올랐다
엄홍길은 스페인원정대와 정상을 오르고
하산중 정상바로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현옥과 셜파일행을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후배 지현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줄은
엄홍길은 차마 알지못했다
하산후 엄홍길은 베이스캠프 텐트에서
랜턴을 정상을 향해 켜놓은채 밤새 후배를 기다렸다
밤새 진눈깨비가 거치지 않았고 환각 환청에 시달렸다
금방이라도 텐트문을 열고 홍길이 형
나추워하며 뛰어 들어올것 같았다
엄홍길은 풍요의 여신(안나푸르나)을 향해 기도했다
제발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다음날이 되어도 끝내 지현옥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여성산악계의 선구자 지현옥
안나푸르나 풍요의 여신 품안에서 영원히
잠이 든 것이다
엄홍길은 지금도 지현옥을 잊지못한다
이명훈의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이란 노래가 나오면
항상 후배 현옥이가 생각나 눈물을 머금는다고 한다
(하얀날개를 휘저어며~~ 다시 못올 머나먼 길 떠나갔네
~~~불러봐도 대답없네 흙속에서 영원히 잠이 들었네)
안나푸르나는 얼마전 여성 산악인 오은선이
세계 여성 산악인중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한 마지막 산입니다
여성산악계에서 지현옥과 같은 선배가 있었기에
지금의 오은선이 있지않나 생각을 해본다
히말라야 14좌 완등후 안나푸르나정상에서
지금도 안나푸르나 어딘가 차디찬 눈아래 잠들어 있을
지현옥 선배를 위해 작은 사진이라도
정상에 묻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세상에 모든일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그결과를 가져오기까지
과정도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결과에만 너무 매달리는것같아
안타깝네요
오늘의 오은선 이전에 지현옥과 같은 선배들이 있었던것을
한국산악계의 선구자 지현옥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후배가 선배의 한을 풀었으니
이제 고히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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