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시

아 안나푸르나여

설악산 2012. 9. 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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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월중순 추운 겨울철에

개인적으로 등산을 좋아해 그해는 여름휴가를

대신해서 겨울철인 1월에  4일휴가를 내서

겨울 설악산 산행에 나섰다

 

남설악 오색에서 1박

다음날 새벽3시에 출발해

대청봉 정상에 도착후

봉정암을 거쳐

수렴동계곡으로 내려오는데

백담사 가까이 내려왔을때

 

 

93년 당시 설악산 정상에서

 

 

1993년 동계 에베레스트 여성원정대가

텐트를 치고  설악산에서

마지막 동계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원정대장이

    바로 지현옥

 

나는 메스컴을 통해 익히 잘하고

있는 터라 같이 몇마디 나누었다

한국 여성산악계에서는 최초로

여성원정대를 구성해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해 동계에베레스트 한국여성원정대는

한국 여성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지현옥은 그이후에도 히말라야 8천미터 고봉등정을(카셔브롬1.2봉)

비롯하여 한국 여성산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서 선구자였다

 

1999년 한국산악계의 거봉 엄홍길이

스페인원정대의 초청으로 안나푸르나

등정을 앞두고 스페인측에 한국산악인중에

한명을 같이 갈수있도록 추천했다

바로 지현옥..

 

 

                              생전 지현옥의 모습

 

엄홍길로서는 안나푸르나는 한맺힌 산이다

4번이나 등정에 실패하고

4번째 등정시는 7천미터능선에서

추락하는 셜파를 구하기위해 안전로프를

확보하다가 셜파는 구했지만

자신의 오른쪽발이 180도 돌아가는

부상을 입고 눈물을 머금고

78시간동안 사투끝에 생환한 산이다.

그산을 지현옥과 같이 등정하기로 한것이다

 

엄홍길은 4전5기끝에 그해 안나푸르나정상에 올랐다

엄홍길은 스페인원정대와 정상을 오르고

하산중 정상바로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현옥과 셜파일행을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후배 지현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줄은

엄홍길은 차마 알지못했다

 

하산후 엄홍길은 베이스캠프 텐트에서

랜턴을 정상을 향해 켜놓은채 밤새 후배를 기다렸다

밤새 진눈깨비가 거치지 않았고 환각 환청에  시달렸다

금방이라도 텐트문을 열고 홍길이 형

나추워하며 뛰어 들어올것 같았다

엄홍길은 풍요의 여신(안나푸르나)을 향해 기도했다

제발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다음날이 되어도 끝내 지현옥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여성산악계의 선구자 지현옥

안나푸르나 풍요의 여신 품안에서 영원히

잠이 든 것이다

 

 

 

 

 

엄홍길은 지금도 지현옥을 잊지못한다

이명훈의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이란 노래가 나오면

항상 후배 현옥이가 생각나 눈물을 머금는다고 한다

(하얀날개를 휘저어며~~ 다시 못올 머나먼 길 떠나갔네

~~~불러봐도 대답없네 흙속에서 영원히 잠이 들었네)

 

안나푸르나는 얼마전 여성 산악인 오은선이

세계 여성 산악인중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한 마지막 산입니다

 

여성산악계에서 지현옥과 같은 선배가 있었기에

지금의 오은선이 있지않나 생각을 해본다

히말라야 14좌 완등후 안나푸르나정상에서

지금도 안나푸르나 어딘가 차디찬 눈아래 잠들어 있을

지현옥 선배를 위해  작은 사진이라도

정상에  묻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세상에 모든일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그결과를 가져오기까지

과정도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현실은 결과에만 너무 매달리는것같아

안타깝네요

오늘의 오은선 이전에  지현옥과 같은 선배들이 있었던것을

 

한국산악계의 선구자 지현옥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후배가 선배의 한을 풀었으니

이제 고히 편안히 잠드소서...